코미디언에서 이제는 가정주부로
“저는 나쁜 남자였어요”
지금은 폐지됐지만 대한민국 코미디계에 레전드로 기억하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는 전성기시절 많은 코너와 유행어를 남겼고 코미디계의 인기 스타들을 배출했습니다.
전국민의 일요일 저녁 웃음을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으며, 다음날인 월요일부터 수많은 유행어를 따라하며 한 주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당시 인기 스타들이 많이 배출 됐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 ‘옥동자 정종철’ 입니다. 그는 독특한 성대모사와 연기력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개성 있는 외모로 데뷔하자마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종철은 1977년생으로 2000년대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개그 콘서트의 전성기 시절을 이끈 개그맨입니다.
코미디언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꿈꾸고 가장 합격하기 어렵다는 KBS 개그맨 공채를 얼굴 하나로 뚫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개성있는 그의 외모는 존재 자체만으로 많은 웃음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외모만으로 합격했다는 이야기는 루머이며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최종 4차까지 공채 시험을 제대로 쳐 성대모사 개인기, 연기력, 개그 아이디어 등을 뽐내며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많은 인기를 누린 정종철은 어느 순간 방송활동을 차츰 줄여갔으며, 몇 년간은 아예 활동을 하지 않으며, 가정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방송이 아닌 자신의 일상 모습을 SNS에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던 그는 어느새 ‘옥주부’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방송과는 또 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종철은 “SNS에 제 일상을 올린건데 사람들이 저보고 주부같다고 하면서 옥주부라고 불러주시더라. 살림을 계속 하게 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방송을 쉬고 옥주부가 된 계기에 대해서는 “제 아내(황규림)한테는 나쁜 남자였다. 밖에 돌아다니고 일 하면서 돈 많이 갖다 주면 최고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면서 그걸 계기로 해서 아내가 편지를 썼는데 그걸 보면서 아내와 시간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해서 살림을 하게 됐다”고 전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주변에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동료 출연자인 오지헌은 “일도 중요하지만 가정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지 않나.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종철이 형이 잘하는 요리를 같이 한 거다. 선구적이라고 본다. 저는 종철이 형에게 ‘개그계의 션’이라고 얘기한다“고 칭찬하며 주변에 웃음을 안겼습니다.
또 다시 코미디언 후배에게 사과
“그땐 정말 미안했다…”
그런 그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재차 사과를 하며 용서를 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동료 코미디언 ‘정형돈’입니다.
정형돈은 2002년 KBS 공채 17기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개그 콘서트에서 여러 코너를 흥행시키며, 대중에게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정종철 보다는 2기수 후배이고 오지헌 보다는 1기수 선배입니다.
12월 5일 방송된 MBC라디오 ‘박준형, 박영진의 2시 만세’ 코너 ‘자체발광 초대석’에는 개그콘서트레전드 코미디언인 정종철, 오지헌, 박휘순이 게스트로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을 뽐내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정종철은 지난일을 떠올리며 정형돈을 언급해 웃기지만 웃지 못할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개그콘서트 출연 당시 정종철은 오지헌, 정형돈과 함께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코너에 출연했습니다.
정종철은 “왼쪽 오른쪽에 옥동자, 오지헌이 있으니까 (정형돈에게)미안하더라. (당시) 신인이었는데 얼마나 뜨고 싶었겠나. 같이 코너를 짜서 나갔는데 자기 혼자 너무 정상인이니까. 그때 (정형돈이) 술 먹고 되게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해 청취자들을 빵 터뜨렸습니다.
이어 “오지헌, 옥동자가 ‘개그콘서트’를 그만두게 한 가장 큰 이유인 건가”라는 질문에는 “그만둔 이유라기 보다는 빨리 다른 곳을 찾아야겠다 생각한 것 같다. 버라이어티로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그때 (정형돈이) 많이 힘들어했었다.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번 사과는 지난 7월 정종철의 개인 SNS부터 시작돼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정종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안했다 형돈아. 그때 개그맨으로서 넘지 못할 벽이 있다 말하며 우리 앞에서 술 먹고 울던 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해시태그 ‘넘지 못할 벽’ ‘넘지 못할 유전’도 덧붙여 코미디언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정종철은 “그때 너 부모님 원망 많이 했지? 이해해. 난 아직도 엄마에게 감사하며 살고 있어. 알지? 나 엄마 닮은 거…”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으며 “아 맞다 지헌이도 엄마 닮았댔지?”라고 해 많은 팔로워들과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습니다.
또한 이날 정종철은 오지헌을 괴롭힌 것에 대해서도 사과를 했습니다. 정종철은 “제가 2000년대에 데뷔했는데 1년 선배인 김영철 씨가 저를 그렇게 괴롭혔다. 저는 이해가 안 됐는데 내가 오지헌을 괴롭히게 되더라. 그래서 김영철 씨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형돈 진짜로 힘들어했나보네”, “그래서 무한도전가고 더 잘 됐네”, “저 둘 사이에서 정형돈 외모는 너무 평범하긴하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