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드라마 보다 잔인한 군대 사건
드라마에서 고데기로 괴롭혔다면 군대에선 ‘이것’으로?
어처구니 없는 소식에 국민들 분노
최근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충격적인 한 장면인 고데기 괴롭힘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이러한 고데기 학폭이 국내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어서 전국민들이 분노했고 일방적인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고 다들 동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엔 국가 안보를 책임진다는 군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참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육군 하사가 병사에게 전동드릴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군사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지난 6일 군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일 수도권에 있는 한 부대에서 A 하사가 전동드릴을 B 병사에게 작동시켜 상처를 입혔다는 피해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일 B 병사는 부대 식당 청소를 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A 하사가 B 병사에게 ‘뚫릴래? 풀릴래?’라고 물었고, B 병사가 질문의 의도를 모르고 ‘풀리겠습니다’라고 답하자 A 하사는 진동드릴을 B 병사의 팔에 대고 작동시켜 옷을 휘감아 찢고 살갗에까지 닿아 팔꿈치 안쪽에 상처를 냈습니다.
B 병사 측이 제시한 사진에 따르면, 팔꿈치 안쪽 피부에 빗살무늬 형태의 피멍과 작은 절개 상처가 뚜렷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에도 A 하사는 사건 직후 ‘미안하다’라는 말한 뒤 치료 같은 후속조치는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B 병사는 사건 이후 상처를 스스로 소독한 뒤 부소대장에게 사건을 보고 했습니다. 부소대장은 B 병사에게 ‘처벌을 원하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B 병사는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원한다”는 답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B 병사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원했을 뿐인데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는 없었고, 오히려 간부들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B 병사 측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이후 A 하사가 나타나 ‘아.. 이 일로 내가 간부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될 것 같다’며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다른 간부들은 B 병사에게 ‘A 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맙다’라는 식의 처벌 불원 의사를 반강제로 강요하여 피해자의 고통은 외면한 채 오히려 가해자 감싸기에만 급급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간부들이 자신이 누구와 연락하는지까지 감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2차 피해’까지 호소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부대 간부들이 지휘관에 보고하지 않아 지휘관과 상급 부대는 이러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자체도 즉각 파악하지 못했고, 사건 이틀 후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육군이 사실 파악에 나섰습니다.
같은 날 B 병사는 예정된 면회에 온 가족들에게 가혹행위와 부대의 미흡한 대응에 알렸고, 이에 가족들이 이러한 사실을 국방헬프콜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의 대응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이후 해당 부대는 뒤늦게 B 병사에게 병가를 부여하여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조치를 취했고, 군사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부대 지휘관은 취재·신고 직후 B 병사의 가족을 방문해 사과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배석진 육군 서울공보팀장(대령)은 이 날 정례 브리핑에서 “부대는 해당 가혹행위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군사경찰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과 규정대로 엄중히 처리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A 하사는 군대 내에서 발생한 가혹행위로 인해 군형법상 처벌 뿐만 아니라 징계절차까지 피할 수 없게 되었으며, 군사경찰의 최종 처분에 따라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