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하게 환풍구를 걸어갔다
성난 시민 “시민들이 왜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요”
사전적 의미로 ‘민폐’란 일반인에게 끼치는 피해를 말합니다. 개인에게 끼치는 민폐도 당연히 문제이지만 보통은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민폐라고 일컫습니다.
민폐라고 칭하는 행동은 보통 자신의 편의를 위해 남의 불편이나 피해는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거 분노를 합니다.
이러한 민폐 행동이 종종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는데 최근에도 민폐 행동을 한 방송 촬영팀이 있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장충동 인근에서 드라마 촬영을 진행하던 촬영팀이 촬영에 쓰이는 소품차를 인도 위에 불법주차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이들이 분노했습니다.
민폐 촬영으로 시민들의 분노를 유발한 촬영팀은 SBS 방영 예정인 새 드라마 ‘7인의 탈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촬영팀의 불법주차로 인해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곧 바로 구청 주차관리과에 신고했고 이에 따라 불법 주정차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 A씨는 “방송 소품차를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 위에 주차해놓아서 일부 시민들은 위험한 환풍구 위를 걸어다녀야 했다. 왜 드라마 촬영을 위해 시민들이 편의를 봐주고, 위험을 감수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격한 어조로 전했습니다.
또한 당시 상황에 대해 시민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SBS 촬영팀의 문제는 불법 인도주차 외에도 다른 문제도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촬영팀이 구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유는 불법 인도주차로 인한 것이었고 이보다 앞서 당일 촬영에 참여한 여러대의 차량이 도로의 한쪽 차선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막힌 도로 뒤에서 오던 통행 차량들이 어쩔 수 없이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등 통행에 불편함도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날 촬영 스태프들이 끼친 불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유했고, 게시글 하단에는 실제 불편을 겪은 사람들과 이런 사태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드라마 ‘7인의 탈출’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는 “불편을 겪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린다. 이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 불편함을 끼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여러 드라마를 흥행시킨 ‘히트메이커’ 김순옥 작가의 신작인 ‘7인의 탈출’은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며 대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으나, 첫 방영도 전에 스태프 촬영 논란에 휘말리며 배우들까지 덩달아 역풍을 맞게 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촬영 민폐
“똑같이 남의 집 문을 두 번이나 막다니…”
‘7인의 탈출’ 촬영팀의 민폐 이전에 지난 5월에는 드라마 ‘찌질의 역사’ 촬영팀이 민폐 촬영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폭로글을 시작으로 민폐 촬영의 실태가 공개됐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작성자는 ‘드라마 촬영팀 원래 이럼?’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찌질의 역사’ 촬영 현장을 콕집어 지적했습니다.
작성자 주장에 따르면 “(집에서) 나가려고 문 열었는데 뭔가 집 앞을 막고 있다. 폰 보면서 나가다가 머리 박을 뻔했다”며 당시 상황을 사진과 함께 전했습니다.
이어 “드라마 촬영팀이 원래 ‘양해 부탁드립니다’ 표지판만 놓고 멋대로 하냐? 심지어 집 앞이 소방차 통행로라서 주차금지 구역인데 당당하게 주차했다. 나도 집 앞에 주차 안 하는데 화난다”는 글을 적어 누리꾼들이 분노했으며 하루종일 화제가 됐습니다.
계속해서 누리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러한 민폐 촬영 때문에 불편을 겪은 작성자가 불편을 호소했는데 잠시뒤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작성자는 “어떤 SUV 차량이 집 앞에 또 차를 댔다. 빼달라고 하니 5분만 댈 수 있냐고 하더라. 근처 노인 복지관에 대라고 말해줬는데 SUV가 아직도 집 앞에 있더라.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차 빼라고 말하니까 그제야 ‘죄송하다’며 차를 뺐다”고 분노의 마음을 담아 글을 전했습니다.
해당 글에는 함께 공개된 사진이 있었고 누가봐도 주택의 문앞을 딱 틀어 막은 트럭 차량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후 저녁에는 다시 한 번 SUV차량으로 막혀 있는 모습이 공개됐으며, 대문 앞을 막은 차량때문에 거주하는 작성자 가족들의 불편함이 예상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제작진은 “촬영 도중 일부 주민들의 거주 공간 및 동선에 불편을 끼친 일이 발생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뵙고 당시의 입장을 말씀드리고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민폐 촬영은 한 밤중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지난 7월 서울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조명이 환하게 불을 밝혀 인근 주민들이 수면 방해를 받는 등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촬영에 임한 영화제작사는 촬영때문에 대형 조명 크레인을 가동했는데 여기서 나오는 강력한 불빛이 인근지역의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자정이 다 되가는 시간에도 조명은 환하게 주변을 비췄으며, 멀리서 봐도 그 불빛의 세기가 엄청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피해를 호소한 근처 아파트 실제 거주민은 “집 안이 대낮같이 환했다. 베란다 쪽으로 가보니 바로 눈높이에 이만한 불빛이 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또 “커튼을 쳐도 환했다”, “사전에 양해를 부탁했다면 ‘촬영하는구나’ 생각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설명하며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원성이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촬영이 진행된 장소는 정부가 운영하는 한 연구 단지로 밝혀졌는데 촬영을 협조한 연구단지 측에서 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에도 수많은 민원이 경찰에 쏟아졌지만 해당 연구단지 측이 허가한 상황이어서 경찰도 들어온 민원을 강제로 처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해당 연구단지 측은 다음날 조명 크레인까지 동원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으며, 연구단지 관계자는 “막상 촬영하려고 하니까 크레인 등 장비가 왔다”고 말해 사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민폐 촬영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촬영 제작사 측은 “주택가에 피해가 갈 것이라 미처 생각지 않아 협조를 구하지 못했다”며 “추가 촬영은 없지만 사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여러 번의 민폐 촬영에 대해 누리꾼들은 “민폐 촬영 끊이질 않는구나”, “일부 사람들의 잘못이지만 작품 전체 욕먹이는거지”, “인도를 막으면 어떡하냐?”, “인도 막혀서 위험하게 환풍구를 걷다니 열 받았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