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중고 거래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가전제품, 옷, 신발, 자동차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물품을 많은 사람들이 중고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의 장점으로는 빠른 소통과 구매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사용감이 적고 새상품 보다 저렴한 제품들은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팔리는 등 구매 경쟁도 치열할 때가 많습니다.
나이대별로 젊은 층에서 주로 많이 거래되는 제품은 의류와 신발이 많았으며, 중장년 층에서는 전자기기, 가구, 전자제품 등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종 중고 거래 제품에 대한 믿지 못할 이야기가 올라와 화제입니다. 바로 중고 거래에서 가장 많이 매물로 올라오고 가격도 저렴한 것처럼 보이는 ‘소형 가전제품’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중고거래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끌면서 한 번쯤 거래를 위해 사용해 보는데 늘 볼 때마다 눈에 띄는 것이 “선물 받은 새상품인데 필요 없어서 팔게 됐습니다.”라거나 “사정이 있어 새상품이지만 저렴하게 팝니다”라고 설명하는 제품들입니다.
실제 새상품을 검색해 봐도 단순 제품의 금액만 따져보면 굉장한 이득이라 생각 되는데 중고 거래에 올라오는 소형가전에 약간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사용자가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근XX에 미개봉 무선청소기가 많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많은 사람들이 조회했습니다.
글의 게시자 A씨는 “당근XX 보면 10~20만 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미개봉 무선청소기가 많다”면서 “선물 받았는데 기존에 사용하는게 있어서 필요 없다는 식으로 사연 붙여서 팔고 있고, 원래는 비싼 고가의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최저가 사진도 올린다. 정가는 이 보다 많이 비싼 50~80만 원 상당이라는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브랜드다”라고 썼습니다.
계속해서 글에는 “제품의 스펙을 보면 10만 원대 중국 차이슨 청소기와 비슷하고, AS 어디서 해주는지도 미지수다”라며 “이런 제품이 어디서 나왔을까.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복지몰 상품이다”라고 글쓴이 A씨는 주장했습니다.
글쓴이가 주장한 복지몰은 정부, 지자체 공무원들의 복지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으로 마련된 공무원들만 사용 가능한 전용 쇼핑몰입니다.
이 곳에서는 전자기기, 건강기능식품, 문화,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으며 공무원 개인에게 주어진 복지포인트를 이용해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 복지 포인트는 연간 지급되는 공무원 수당 중 하나로 실제 급여에는 포함되지 않는 항목이기 때문에 기본급과는 별도로 지급됩니다. 포인트 금액은 개인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일반적으로 국가직 공무원 보다는 지방직 공무원이 더 많은 포인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매년 1월 1일 지급되며 평균적으로 봤을 때 약 125만원 내외의 포인트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무원 복지모인트와 비슷하게 기업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휴 복지몰도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글쓴이는 A씨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도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그 제휴처 중의 하나가 포인트 복지몰이고, 일부 직원들은 이 포인트를 현금화나 차익을 위해 저가상품을 구매 후 되파는 것이다”라고 콕 집어 지적했습니다.
이어 “삼성 LG 같은 유명브랜드도 복지몰에서 팔지만, 비싸기 때문에 되팔아 봐야 장점이 없고, 50% 이상 할인되는 품목을 보면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한 브랜드들인데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에서 취급을 잘 안 하는 브랜드들을 사서 이걸 되판다”고 글쓴이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그걸 납품하는 유통사는 지마켓 네이버 등에 판매가의 4~5배에 달하는 말도 안 되는 정가를 올린다”면서 “판매처도 적고 리뷰도 없거나 적다. 비싼 값에 올리는 이유는 요즘 인터넷에 모델명 최저가 검색 후 물건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듯 실제 사례도 공유했습니다. 유명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XX에서 한 판매자는 40만원 상당의 고급 제품을 13만 원에 파는 것처럼 올렸지만 실제 동일제품이 복지몰에서는 12만 원에 판매되는 제품이어서 13만원에 팔렸다면 포인트 현금화는 물론 제품 차익도 발생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 뿐만 아니라 다른 소형 전자제품은 “선물받았다”며 저렴하게 15만원에 판다고 올렸으며 온라인 쇼핑몰 가격은 79만원이라는 사진도 올라가 있었습니다.
또한 놀라운 것은 해당 판매자의 과거 판매 이력이나 현재 판매중인 제품을 봤더니 이 외에도 공기청정기, 선풍기, 식기류 등 미개봉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제품들이 모두 속칭 ‘되팔이용’ 물품은 아닐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물을 받거나 증정품으로 얻은 제품을 불필요해 파는 경우도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최근 당근XX에 미개봉 또는 미사용 제품이라고 올라오며 저렴함을 홍보하는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제품은 한 번쯤 가격을 제대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쓴이도 이점을 지적하며 “일부 제품 등 복지몰에서만 파는 브랜드가 많다는 건 우연의 일치일까”라며 “판매 상품이 복지몰 상품뿐인 당근XX 판매자는 전부 미개봉 새 제품을 복지몰 가격에 5만 원 가상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었다. 무선청소기뿐만 아니라 냄비 세트, 에어 프라이기, 서큘레이터, 안마건, 공기청정기, 식기류 세트 등 가격이 뻥튀기된 물품들이 당근XX에 올라오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어 “제품이 나쁘다거나 불법행위를 하는 건 물론 아니다”라며 “다만 온라인 최저가처럼 50~80만 원에 팔릴만한 게 아니고, 딱 포인트 가격에 팔릴 정도의 저가형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샀으면 좋겠다”라고 주장하며 속지 말기를 강조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최근에 이런 제품을 구매했는데 복지몰 제품인 줄은 몰랐다. 그냥 저렴하게 판매하는 고마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속은건가”, “불법은 아니라지만 찝집하긴 하네”, “와 정말 좋은 정보네요 대충 가격만 보고 그냥 막 사서 오래 못쓰고 버렸는데 앞으론 잘 걸러야겠네요”, “어차피 중고 사이트에서 필요한 사람이 자기 마음에 들면 사는건데 이게 뭔 잘못인가?”, “본인이 쓰고 만족하면 되지 뭘 어렵게 사나?”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확인한 글쓴이는 재차 글을 쓰며 “복지포인트를 쓸 방법이 많은데 굳이 되팔기 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시는데 주유나 교육비, 의료비, 외식비 등 사용처도 많고 그렇게 소진하시는 분이 대다수인 건 맞다”라면서도 “일부 급전이 필요한 분들이 저렇게 되파는 것이다. 몇만 원 차익이 적어 보여도, 저분들은 저 물건 하나만 단발성으로 파는 게 아니니까”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